추억담기

두려웠던 그 때 그 하이킹

nooncot 2011. 10. 9. 15:02
오랜만에 글 올린다.
유럽의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하기로 계획했던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알피글렌까지의 하이킹.
1시간 반 정도 걸린다던 길이었는데.. 
우린 거의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남아야겠단 일념 하나로 걸었던 거 같다.


여기가 클라이네 샤이덱 역 뒷편.
여기서 그린델발트 방향으로 하이킹 가능하다는 표지가 우선 우리를 안심시켰다.  시작은 좋았지;;;






배고프다며.. 먹고,





먹을 것 찾고,











또 먹으면서 ㅋ























아직 녹지 않은 눈이 있어서 질퍽한 길도 있었다.
아직은 3시 반이므로 여유롭게 주위 대자연이 보여주는 풍경들을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갔다.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라우터브루넨에서 봤던 꽃길을 기대했었는데, 조금 아쉽기도 하다.
그냥 산과 나무, 인적없는 길...
























앗~!! 드뎌 사람 한 명 봤다.
우리가 하이킹을 시작하고 처음 본 사.람.이다. 그도 하이킹 중이었다.
사람보고 넘 반가워서 한 컷. ㅋ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이 곳이 우리가 생각하는 운명의 갈림길이었던 거 같다.
정말 오랜만에 본 안내판이었는데.. 여기가 알피글렌 근처가 아니였을까... 하는.
여기서 오른쪽으로 갔었어야 했는데 우리는 더 큰 길이 나 있는 왼쪽 방향으로 가버린것이다.
시간은 거의 5 시가 다 되어가는 듯했는데.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더욱 더 음침하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듯했다.
7시 전까지는 그린델발트 역으로 가서 짐을 찾아야하는데.. 거의 6시가 다 되어가고
사람은 한~명도 없고, 날은 어두워지고..ㅜㅜ










저 멀리 보아도 마을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였다.
정말 무서웠다. 이러다 산에 갖히는건 아닌가 싶어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거의 달리다시피 걸어갔다. ;;;;





얼마나 열심히 걸어갔던지.. 저~~~~~멀리 사람이 보이길래..
땅에 소똥이 그득한 지도 모르고 막..막..달려가서 알피글렌가려는데 어디로 가면돼냐고 물었다.
그 사람들은 프랑스인이었던 거 같다. 자기들도 여기 처음이라 모른단다 ㅜㅜ;;;; 
사람도 없고 정말... 스위스에 인구가 적다는 게 정말 실감이 난다.






여기서 더 내려가지 않고 주위를 둘러봤더니 무슨 쬐그만 역이 보였다. Brandegg 역. 기차역이다!
시간은 6시 반. 역무원은 퇴근하고 없다.
기차 시간을 알아보니 약 10분 후에 마지막 기차가 내려오는 모양이다. 아.... 안심이다. ㅜㅜ정말 산에 갇힐 뻔 하지 않았던가 ;;;






결국 우리는 알피글렌까지 계획했던 하이킹보다 더 많은 길을 걸었던 거다.







발이 퉁퉁 불어터졌다.
소똥 묻은 저 검은 신발 .. 난 스위스에 버리고 왔다.
뭐 ... 신은지도 5년 됐고해서 버린거지 절대 소똥이 묻어서 버린건 아니다. 흐흐..